제주 바닷속 연산호 군락에서 산호가 힘없이 처지고 무너지는 이상현상이 다시 나타나고 있습니다.
2026년 9월 7일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제주 남쪽 해역의 연산호 군락에서 이른바 ‘슬럼핑(slumping)’ 현상이 올해도 관찰되고 있습니다.
슬럼핑은 연산호가 내부 수압을 제대로 유지하지 못하면서 몸체가 처지거나 무너지는 현상입니다.
왜 산호가 무너질까?
연산호는 단단한 골격을 가진 경산호와 달리 몸속 수분과 압력을 이용해 형태를 유지합니다.
따라서 바닷물 온도와 염분, 강수량 등이 급격하게 변하면 내부 압력 균형이 깨지면서 산호가 처지거나 쓰러질 수 있습니다.
연구진은 최근 이어진 높은 수온과 폭우, 염분 변화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줬을 가능성을 보고 있습니다.
범섬 인근 일부 군락 절반가량 영향
제주 해역을 모니터링하는 시민과학단체 파란은 범섬 인근 한 연산호 군락에서 최근 몇 달 동안 약 절반이 좋지 않은 상태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연산호가 반복적으로 쓰러졌다가 일부 회복하고 다시 훼손되는 과정이 이어질 경우 장기적인 회복 능력도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2024년에도 비슷한 현상
제주 연산호의 대규모 슬럼핑 현상은 2024년에도 관찰됐습니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연구진은 당시 현상을 분석해 올해 학술지에 연구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올해 나타나는 현상 역시 2024년과 비슷한 모습이지만, 높은 수온이 9월까지 이어질 경우 피해가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입니다.
엘니뇨도 변수
올해는 엘니뇨 현상도 추가 변수로 꼽힙니다.
엘니뇨가 강해질 경우 태풍과 집중호우가 늘어나 제주 연안의 수온과 염분 변화가 더 커질 수 있습니다.
특히 많은 비가 내리면 바닷물의 염분 농도가 갑자기 낮아져 연산호에 추가 스트레스를 줄 수 있습니다.
한국 주변 해양폭염도 길어졌다
최근 한국 주변 바다에서는 해양폭염이 더 길게 이어지고 있습니다.
기상당국에 따르면 최근 10년 사이 한국 주변 해양폭염 지속기간은 약 83.3일까지 늘어 과거보다 거의 4배 길어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바닷물이 오랜 기간 높은 온도를 유지하면 산호뿐 아니라 해조류와 어패류에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제주 해녀 어장에도 영향
바닷속 변화는 제주 해녀들의 생계와도 연결됩니다.
오랫동안 제주 바다에서 물질을 해온 해녀들은 최근 전복과 소라, 해삼 등 주요 어패류가 줄고 해조류도 예전보다 크게 감소했다고 말합니다.
수온이 너무 높으면 일부 어종의 산란과 성장에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연산호가 왜 중요할까?
제주 연산호 군락은 단순히 보기 좋은 해양생물이 아닙니다.
여러 어류와 해양생물이 머물고 성장하는 서식처 역할을 하면서 제주 해양생태계의 기반을 형성합니다.
연산호와 해조류 군락이 무너지면 주변 생물의 먹이와 서식공간도 함께 줄어들 수 있습니다.
정부도 장기 조사 계획
국가유산청은 올해 연산호 군락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장기적인 원인 규명을 위한 연구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해양수산부 역시 연산호 피해 규모와 원인을 파악하기 위한 정밀조사를 추진할 예정입니다.
제주 바다 변화, 계속 지켜봐야
이번 현상은 단순히 산호 몇 개체가 처지는 문제가 아니라 제주 바다 전체 생태계 변화와 연결될 수 있습니다.
특히 고수온과 집중호우, 염분 변화가 반복될 경우 연산호의 회복력이 계속 떨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제주 연산호 군락은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에도 포함돼 있는 만큼 앞으로 고수온이 얼마나 지속되는지와 실제 피해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지속적인 관찰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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