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장마를 보내면서 “장마가 맞나?”라는 생각이 들었던 분들이 많을 겁니다.
예전에는 장마라고 하면 며칠 동안 흐린 날씨가 이어지고 비가 계속 내리는 모습을 떠올렸지만, 최근에는 맑고 더운 날이 이어지다가 갑자기 많은 비가 쏟아지는 모습이 자주 나타나고 있습니다.
특히 2026년은 장마 시작 자체가 평년보다 늦었습니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장마는 제주도와 남부지방에서 6월 30일, 중부지방에서는 7월 1일 시작했습니다. 평년 장마 시작일은 제주도 6월 19일, 남부지방 6월 23일, 중부지방 6월 25일 정도입니다.
올해 장마가 늦어진 이유
기상청은 2026년 장마가 늦어진 주요 원인으로 북쪽 지역의 블로킹 현상과 북태평양고기압의 확장 지연을 꼽았습니다.
쉽게 말하면 우리나라 북쪽의 대기 흐름이 평소와 다른 모습을 보이면서 장마전선이 올라오는 시기가 늦어진 것입니다.
6월 전국 강수량도 95.4mm로 평년보다 적었고 강수일수 역시 6.9일에 그쳤습니다. 그래서 실제 생활에서는 올해 초여름이 예년보다 건조하고 비가 적었다고 느낄 수 있었습니다.
장마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장마 자체가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우리나라의 평년 장마 기간은 약 한 달 정도입니다. 중부지방은 평균 31.5일, 남부지방은 31.4일, 제주도는 32.4일 정도이며 이 기간 중 실제 비가 내리는 날은 평균 17일 안팎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장마 기간 내내 비가 계속 내리는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장마전선의 위치와 대기 상태에 따라 비가 내리는 지역과 시간이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문제는 ‘얼마나 오래’보다 ‘어떻게 내리느냐’
최근 여름 날씨를 보면 비가 며칠 동안 일정하게 내리기보다 짧은 시간에 강하게 쏟아지는 경우가 눈에 띕니다.
한 지역에서는 폭우가 쏟아지는데 조금 떨어진 지역에서는 비가 거의 오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때문에 전국적인 장마 강수량만 보고 실제 체감 날씨를 설명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오랜 시간 약하게 내리는 비보다 짧은 시간에 많은 비가 집중되면 침수나 산사태 같은 피해 위험도 커질 수 있습니다.
이상기후와 기후변화도 영향을 줄까?
한 해의 특정 장마 현상을 모두 기후변화 때문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대기의 흐름은 매년 달라지고 여러 자연적인 요인이 함께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다만 장기적인 흐름에서는 변화가 분명하게 관측되고 있습니다.
기상청이 발표한 한국 기후위기 평가보고서에 따르면 한반도의 온난화가 심해지면서 폭염과 집중호우 같은 기상재해가 증가하는 추세이며, 앞으로 더 강하고 빈번하게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한반도의 기온 상승 속도 역시 빨라지고 있습니다.
1912년부터 2024년까지 한반도 기온은 10년당 약 0.21℃씩 상승한 것으로 분석됐으며, 최근으로 올수록 온난화 추세가 강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제 장마의 모습도 달라지고 있다
예전의 장마는 ‘오랫동안 계속되는 비’라는 이미지가 강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장마 기간 중에도 폭염이 나타나거나, 비가 거의 오지 않는 기간이 이어지다가 짧은 시간에 강한 비가 집중되는 등 변화가 커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앞으로는 단순히 “올해 장마가 길다, 짧다”만 보는 것보다 언제, 어느 지역에, 얼마나 강한 비가 집중되는지를 함께 살펴보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올해 장마가 유난히 짧거나 비가 적게 느껴졌다면 단순한 느낌만은 아닐 수 있습니다.
2026년에는 실제로 장마 시작이 평년보다 늦었고 6월 강수량과 강수일수도 평년보다 적었습니다.
그리고 장기적으로는 기후변화와 함께 우리나라 여름 날씨의 변동성도 커지고 있습니다.
앞으로 우리가 익숙하게 알고 있던 ‘장마’의 모습도 조금씩 달라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답글 남기기